“우리는 이 세상에 홀로 태어나고 홀로 떠납니다. 그사이에 우리가 만나는 관계와 경험은 어떤 인상을 남깁니다. 작가는 고요한 사진적 실천을 통해 삶의 부조리와 모순 속에서 어떤 조화를 찾아갑니다. 여명의 경계에서 그림자의 존재는 왠지 익숙한 미지의 장소를 기억하게 합니다. 주위를 감싼 자연의 자비로운 빛은 빈방으로 투영되고 슬픔이 드리워진 자신의 공간을 가득 채워냅니다. 알지 못한 채, 작가는 우리에게 완전함을 향한 여정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_앤 베이

부모가 세상을 떠나는 과정을 곁에서 지킨 작가는 삶과 죽음의 문턱에서 몸의 감각과 빛을 보는 영혼의 촉을 세운다. 이 책은 사진을 통해 자신의 근본을 찾아가는 여정이 담긴 예민한 사진 시집이다. 부모의 집과 정원, 남겨진 삶의 조각들, 자신의 몸을 담은 청사진과 내면의 독백이 서로 교차한다. 사라지는 순간들, 미묘한 감정과 생각의 파편들이 창을 통해 안으로 들어오는 빛의 기억이 되어 종이 위에 담긴다. 이 책은 인간이라면 누구나 피할 수 없는 죽음의 상실감, 그럼에도 불구하고 삶을 살아가는 경계의 이야기가 작가의 고유한 이미지와 글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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