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화지를 태우는 작업은 시간과 아날로그 사진 도구를 연결하는 실험이자 모험입니다. 지구의 어느 시공간에 어떤 방향과 형태를 그리는 빛의 궤적을 얻을 수 있을지 계속 연구하죠. 마법 같은 장면을 기대하지만 막연히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연구합니다. 일직선을 그리며 뜨고 지는 태양의 궤적을 얻으려면 직접 그 시공간으로 가야 합니다. 조작할 수 없죠. 그 과정이 저는 너무 좋습니다.” _크리스 맥카우

크리스 맥카우는 대형 카메라를 직접 개조하여 필름을 넣는 자리에 빈티지 인화지를 넣고 렌즈를 통해 들어온 태양 빛이 인화지를 태우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같은 아날로그 제작 방식은 특정한 시간과 장소의 낮과 밤을 담아낸다는 점에서 사진 고유의 기록성을 가지며, 각기 다른 감광성을 가진 오래된 인화지에 태양이 닿아 그려낸 시간의 드로잉이기도 하다. 이 책은 그의 대표적 시리즈인 ‘선번Sunburn’으로부터 ‘헬리오그래프Heliograph’, ‘폴리 옵틱Poly-Optic’, ‘서킷Cirkut’, ‘타이달Tidal’ 시리즈까지 하나로 연결된 지난 20여 년간 지속된 작가의 창작과 자유로운 변주를 볼 수 있다.

15권 한정으로 제작된 스페셜 에디션은 책과 함께 하나의 폴리 옵틱 작품의 한 부분인 유니크 젤라틴 실버 프린트 한 점으로 구성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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