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는 지난 10여 년 동안 내가 본 안과 밖의 풍경이 담겨 있다. 마치 나선형 계단을 오르는 것처럼, 한 번도 같지 않으나 반복되는 것들이 있었다. 사진가로서 오르던 한 기둥에서 내려와 다양한 역할을 오가며, 내게 익숙했던 것들이 다른 관점에서 새롭게 열리는 것을 보았다. 존재의 모습은 다양하고 한 사람의 삶은 고유한 이야기가 된다. 어떤 중요한 가치가 깨어지면 다른 가능성이 태어나고, 모든 과정의 의미는 스스로 발견하고 만들어 가는 것이라고 믿는다.” _주상연

작가에게 사진은 대상을 바라보고 인식하는 사고의 과정을 위한 도구다. 외부의 대상들은 작가의 감각과 인식이 반영된 내면의 풍경이 되고 사고의 흐름과 연상 작용을 따라 재구성된다. 작가는 땅과 하늘, 호수, 나무 등의 자연을 바라보는 것을 통해 자연의 일부인 자신을 다시 만나는 다양한 관점을 연습한다. 시력을 잃을 뻔한 사건을 통해 본다는 것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된 작가는, 자신의 X-ray 사진의 혈관들을 나뭇가지와 연결하거나, 빛이 투영된 다른 대상들과 연결하며 안과 밖의 풍경을 교차시킨다. 10여 년 동안 수집된 구체적인 장소와 대상은 기억 속에서 서로 조우하며 빛의 추상이 되어 남는다. 작가는 촬영한 사진들을 선택하고 재구성하여 책으로 편집하는 과정을 창작의 다른 방법으로 적용하고 있다. 자전적인 이야기가 담긴 텍스트 북을 통해서 삶과 사진 매체에 대한 작가의 믿음과 태도를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180장의 사진이 연결되어 흐르는 이미지 북이 국영문의 작가 노트를 품고 있는 형식으로 구성되었다.

INTERNATIONAL >